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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계획의 활용 - 2부 : 인간 학습에 대한 함축성
    김학성의 심리학 이야기 2019. 5. 28. 16:30

     재소자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쥐나 비둘기 같은 동물에게 적용되던 학습 원리들이 인간에게도 해당이 될까? 란 질문에 답을 찾아보려 했어. 다음의 사례 또한 이 질문의 답에 다가갈 수 있는 사례가 될거야. 

     잠깐 옛날에 배운걸 기억해 볼게. 강화에서는 아주 짧은 지연(보상물을 늦게 제공하는 것)이라도 해당 학습에 대해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배웠지? 쥐들 찍찍 비둘기 구구 하는것들 배우면서 말야.. 그런데 인간은 어떨까?

     

     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모두 맞벌이를 하시느라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엄마 아빠가 안계실 때 방 청소를 했던 기억이 있어. (많진 않지만.. ㅋㅋ) 그럴때 마다 일 다녀오신 어머니는 "우리 아들 청소해놨네 착하네!" 하곤 칭찬을 해주셨는데, 이런 어머니의 칭찬은 어린 나에게 충분한 보상이 되었겠지? 언어가 매개물이 되어 시간 접근성을 유지한거야.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언어'를 사용한다는 거지!

     언어를 통해서 지연의 악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는거야. 하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에게 지연이 학습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야! 복잡한 학습 행위에 대해 언어를 매개로 시간 접근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일이야!

    예를들어 볼까? 골프는 자세가 매우 중요한 운동 중 하나인데 골프를 배우는 학생이 몇십번의 스윙 연습을 끝낸 후 선생님이 와서 "너의 스물 네번째, 쉰 여섯번째 스윙은 매우 훌륭한 자세였다!" 라고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 그 학생이 해당 스윙을 정확히 회상해낼 수 없기 때문이야. 언어라는 매개가 있어도 말이지! 하지만 학생이 기억왕 이어서 그 스윙을 완전히 정확하게 회상해 낸다고 하여도 역시 지연이 학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전해!

     또 하나의 예로, 엄마가 아이에게 "설거지를 다 하면 만원을 줄게!" 와 "설거지를 다 하면 일주일 뒤에 만원을 줄게!"는 정확히 똑같은 보상물을 제공받는 것 이지만 아이는 만원을 바로 받고 싶어 할거야. 언어적으로 보상물이 같은 것을 인지 했지만 말야!

     

     Rachlin과 Green의 1972년 실험을 볼게!

     

      버튼(or 레버, 쪼을 수 있는 건반..같은)을 누루면 즉각 바로 먹이가 나오는 버튼이 있고, 다른 버튼은 4초동안 지연 후 4초동안 먹이가 제공 되는 버튼들이 있어. 두번째 버튼이 2배의 먹이를 제공하지만 95%의 시행에서 비둘기들은 즉각적으로 2초동안 먹이가 나오는 버튼을 선호했어. 많이 먹던 말던 빨리 먹고 싶은거지! (머쉬멜로 앞에 애들 앉혀놓고 기다려! 하는 실험이 생각나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

     1968년에 Phillips이라는 심리학자가 비행청소년 Tom을 데리고 한 실험을 살펴볼게!

     Phillips은 비행청소년들을 치료하기 위해 '성취 장소(Achievement Place)'라는 장소를 만들었어. 비행 청소년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를 보였는데 Phillips는 이러한 행동을 치료하고 싶었어. 그래서 숙제를 잘 해낸 학생들에게는 '주말 시간(Week Time)'이라고 알려진 보상을 제공했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숙제를 다 하면 주말에 1시간 늦게 잘 수 있게 해주는 거야. (그 시대에 제공할 수 있는 참 순수한 보상물 인거 같아. 요즘 애들이었다면 씨알도 안먹혔을 텐데.. ㅋㅋ)

     Tom이라는 비행청소년은 '주말 시간'이라는 보상물이 있음에도 14일동안 단 한번의 과제 수행도 하지 않았어. 이놈도 은근 고집있는 놈이었나봐. Tom이 숙제를 하지 않는 것은 두가지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어.

     첫째, '주말 시간'이라는 보상물이 Tom에게 매력적이지 않거나,

     둘째, '주말 시간'이라는 보상물이 주말까지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지연 보상이기 때문.

     으로 추측할 수 있어.

     그래서 Phillips는 Tom에게 각각의 숙제 하나를 다 해낼때 마다 그날 바로 한시간 늦게 잘 수 있는 '당일 시간(Daily Time)'이라는 보상물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어.

     그 결과는?!

     Tom도 무지 순수한 놈 이었나봐.. ㅋㅋ Tom의 과제 수행률이 0%에서 50%로 즉각 올라 버렸어!!

     Phillips가 제시한 보상은 '한 시간 늦게 잘 수 있게 해줌'으로 동일하지만 이 보상을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써야하는지, 아님 그날 바로 쓸 수 있는지에 따라 학습에 효과가 이렇게 달라진 거야! 이야!

     강화물이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들은 이렇게 강화물의 제공 시간과 관계가 깊을 수 있다는거 명심해야돼!

     

     이 실험들을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다시 비둘기에 대한 실험을 볼게. 비록 먹이를 두배 더 많이 먹을 수 있어도 비둘기는 먹이를 나중에 먹는 것 보다 즉각 먹는 것을 선택했어! 무려 95%의 확률로! 먹이를 반 밖에 못 먹는데고 불구하고!

     좀 악덕업주 같지만.. 고용주는 이 현상을 직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거야. 월급으로 100만원 받을래? 주급으로 20만원씩 받을래? 라고 했을때 보통 한달은 4주+2~3일 이기 때문에 주급으로 20만원씩 받으면 월급 보다 급여가 더 적은것은 분명해..

     하지만? 직원들이 과연 모두 10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까?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100만원을 받는게 당연히 이익이지만.. 모든 직원들이 그렇게 할까?

     인간은 비둘기와 달리 고차원적 사고를 할 수 있으니까 단 5%만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진 않을거야. 비둘기는 빠가니까.. 하지만 100%의 확률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보장 또한 없어..

     이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고용주가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확실히 내포되어 있어.

     

     재소자의 사례와 비행청소년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강화물의 제공 방법 또한 매우 중요하단 걸 알 수 있어. 이왕 강화물 제공하는거 제대로된 방법으로 해야겠지? 강화 계획이 중요하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네! 안뇽!

     

     참고 문헌 : 학습심리학, 행동과 인지 - David A. Lieberman 저 이관용, 김기중 역

    #심리학#강화#도구적조건형성#비행청소년#지연#조작적조건형성#조건형성#보상물#교육·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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