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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의 악영향 - 1부 : 내적 동기의 훼손
    김학성의 심리학 이야기 2019. 5. 28. 16:33

     이 블로그에 하도 우렁차게 강화의 좋은 점들만 써 놓은거 같아서.. 오늘은 강화를 까볼려고 해!! 

     

     물론 강화가 행동의 확률을 증가시키는 데 직빵이긴 해.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강화 원리로 가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잖아.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단순히 보상을 통해 만족을 얻고 그걸로 끝나지 않아. 온갖 잡생을 다 할 수 있지!

     

     책에는 여러가지 강화의 악영향들이 나열되어 있을거야. 하지만 여긴 내 블로그니까 내가 생각하는 강화의 최고 악영향 부터 말해 볼게.

     

     1. 내적 동기의 훼손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취미로 웹 디자인을 했는데.. 취미로 10년정도 하다보니까 어느정도 실력이 늘어서 이 짓으로 돈도 벌 수도 있게 되었어. 실제로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일도 해보고 카페 같은데 알바 하면 거기 홈페이지도 만들어 주고 그랬거든.. 그러면서 느낀게 있어.

     어렸을 때는 재미가 있어서 혼자 공부도 하고 친구들이 홈페이지 만들어 달라고 하면 만들어 주는 재미로 했어. 과정 자체가 재밌으니까. 커서도 내 홈페이지도 만들고 학교에서도 웹페이지 만들어 주고 하는 재미로 계속 했고.. 물론 그런다고 해서 내게 돈이 들어오진 않았지. 하지만 이 일로 일을 구해서 돈을 받고 해 보니까.. 아 너무 재미가 없는거야. 원래 내가 재밌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하던 짓이었는데.. 돈을 받고 하는 건 돈을 주는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일을 하는거 잖아. 너무 하기 싫었어. 그래서 이제는 누가 부탁을 해도 보수 없이 그냥 해줘. 그게 부담도 안들고 재미도 있으니까..

     이런 내 경험과 비슷한 실험을 하나 소개할게.

     

     Lepper, Greene 및 Nisbett의 1973년 실험이야.

     애들을 데리고 한 실험인데, 보상이 아이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려고 한 실험이야.

     

    (▲그림 출처 : m LIVE news)

     

     일단 갖가지 놀이 도구가 있는 놀이방 같은 곳에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놀게 하는 거야. 놀이 도구 중에는 장난감도 있고, 인형도 있고, 로보트도 있고, 그림 그리는 도구도 있고, 뭐 이것 저것 많았겠지. 아이들을 3시간동안 관찰 하면서 어느 놈들이 그림을 그리나 관찰을 하는거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 많은 장난감 중에서 그림 그리는 것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놈들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겠지? 그림을 오랫동안 그린 애들을 잘 관찰해서 그 아이들이 몇 분 동안이나 그림을 그리는데 시간을 썼는지 기록을 했어.

     이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알아 냈잖아. 이 아이들을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반으로 나눴어. 그리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1. 실험집단

    : "일주일 뒤에 니네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보고 싶어하는 어떤 선생님이 오실거야. 그때 니네가 그림을 그리면 선생님이 너네 이름이 적힌 '우수상' 카드를 줄게!"

     라고 말하고,

     

     2. 통제집단

     : "일주일 뒤에 니네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보고 싶어하는 어떤 선생님이 오실거야." 끝

     라고 말했어.

     

     실험집단 아이들에게는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해준거고, 통제집단 아이들에게는 보상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은거지. 물론 그림을 보러 오는 선생님의 관심이 아이들에게 보상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것에 대한 언급은 실험에 없네.

     

     그리고 일주일 후!!!

     드디어 그림을 보러 어떤 선생님이 오셨어. 결과는?

     

     통제집단의 아이들은 자유롭게 풀어 놓았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시간을 그림 그리며 보냈어. 예측 가능한 결과지.. 하지만! 실험집단의 아이들은 단지 반! 원래 그림 그리던 시간의 절반! 하프! 밖에 그림을 그리지 않았어! 이자식들이'우수상' 카드도 받는데 좀 더 많이 그릴 것이지..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내 블로그의 핵심. 이해를 하려면 그 사람(때론 동물)이 되어보기. 내가 실험집단의 아이라면 어땠을지 상상해 볼게.

     나 "그림 그리는거 재밌당~~~ 많이 그려야징~~~"

     선생님 "다음주에 너네 그림 보러 누가 올거야. 그때 그림 그리면 '우수상' 카드 줄거야."

     나 "'우수상' 카드? 우와! 신난다 그날 그림 그려야지!"

     -당일날-

     나 "'우수상' 카드 받을려고 그림 그려야지 신난다! 근데 내가 그림 그려야만 '우수상' 카드를 주는건가? 안 그리면 안주나? 에이 그려야겠다.. 안 그리면 '우수상'카드를 안줄 테니까.. 시키는대로 해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 (근데 이건 그냥 내가 이해를 돕기 위해 상상해서 쓴거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 ㅋㅋㅋ)

     이렇게 되면 그 아이는 그림 그리는 것 자체에 대한 흥미가 아닌, 보상을 얻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지각할 수 있어. 쉽게 말해서, 시키는 대로 해야 '우수상' 카드를 받을 수 있으니까 시키는 대로 하는거지. 통제 되는 거야.

     통제 혹은 조작 된다는 느낌은.. 좋을까? 물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통제 혹은 조작된다는 느낌은 혐오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 심리학은 일반적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거 알지? 통제 되는걸 좋아하는 사람들 미안.. 충분히 그 활동에 대해 흥미가 감소 될 수 있는 거지..

     

     그리고 더욱 더 놀라운 것이 있어. 나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의 수준이야. 어느 집단의 그림이 더 잘 그렸을까? 당연히 통제집단의 아이들의 그림이 더 나았어. 비록 애들 그림이라 비교하기 애매하고 각자의 그림 실력이 다 다를 테지만..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낸 결과니까 받아 들일 수 있지. Lepper, Greene, & Nisbett, 1973

     

     

    교토 대학의 아유모 (침팬지)

    (▲그림 출처 : COACHES HOT SEAT BLOG)

     

     애들이니까 어쩌다 그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Washburn, Hopkins 및 Rumbaugh의 비교적 최근인 1991년의 실험을 볼게. 원숭이들을 데리고 한 실험이야.

     이 원숭이들은 이미 5가지 종류의 게임을 수행할 수 있게 훈련되어 있던 놈들이야. 조이스틱 가지고 컴퓨터 화면에서 움직이는 목표를 맞추고 막 그런 게임.. 비행기 게임인가? 보상은 과일향이 나는 먹이알로 강화가 되었데. 아무튼.. 똑똑한 원숭이들이구만!

     

     일단 원숭이들이 게임을 하게 하고 잘 관찰을 해. 게임을 어떤 순서로 수행하는지.. 잘 관찰을 해서 기록을 해 놓고,  

    아이들 그림 그리기 실험과 마찬가지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뉘어져.

     1. 실험집단

     : 실험자가 원숭이들에게 게임의 순서를 정해주는거야.

     2. 통제 집단

     : 원숭이는 자유롭게 어떤 게임을 할 것인지 정할 수 있어.

     아이들의 그림 그리기가 원숭이들에게는 게임 순서 선택하기가 되는거지. 결과는? 에상 했던 데로 게임 순서를 정할 수 있었던 통제 집단의 수행 결과가 훨씬 좋았어.

     

     이 두가지 실험은 모두 '통제 된다는 느낌(혐오)'이 내적 흥미를 잃게 할수도 있다는걸 시사하고 있어. 하지만 다른 실험들과 달리 이 실험들은 실험자, 실험 상황, 강화물, 등등 이 아닌 '피험자가 보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강화의 효과가 달려 있다는게 흥미롭지!

     

     쐐기골을 박는 실험이 있어. 엄청 간단하고 멋진 실험이야. Ryan의 1982년 실험인데,

     Ryan은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퍼즐을 던져놓고 풀게 했어. 첫 번째 집단에서는 아이들이 퍼즐을 풀 때마다 "좋아!(Good)"라고 했고, 두 번째 집단에서는 "좋아! 네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구나.(Good. You're doing as you should)" 라고 했어. 결과는?

     두번째 집단의 아이들의 후속 흥미가 유의하게 낮았어. 통제 된다는 느낌이 흥미를 떨어뜨리는거야. 으악.

     

     여기까지 읽었으면 머릿속에 질문이 하나 떠올라야 돼! 뭘까?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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