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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구적 조건형성 - 쏜다이크의 문제상자 Thorndike
    김학성의 심리학 이야기 2019. 5. 28. 15:59

     저번에는 개를 가지고 실험한 고전적 조건형성에 대해 이야기 했었는데, 오늘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 다음엔 침팬지.. Pavlov의 시대에 또 하나의 위대한 동물 실험이 있었어. 바로 쏜다이크:Thorndike 문제상자 Puzzle Box 실험이야. 이 시대는 심리학사에서 참 대단한 시기였던거 같아!

     

     

     

     미남이지? 심리학자들은 대부분 잘생긴거 같아. (나를 포함해서..) Edward Lee Thorndike는 미국의 심리학자야.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교수로 있었어. Thorndike는 그 유명한 심리학의 아버지William James의 제자야. 여기서 부터 벌써 흥미가 생기지? 또 한명의 심리학 아버지인 Wilhelm Wundt와 함께, 엄마는 없고 아빠만 둘인 심리학계의 전설인 그의 제자니까 말이야. 훌륭한 스승의 제자가 고양이를 가지고 어떤 실험을 했나 볼까?

     

     그 전에 한가지 생각을 해 볼게. 개나 고양이의 행동을 볼게. 밥을 달라고 밥그릇을 핥아 대거나 문을 열어달라고 긁어대거나 하는 행동을 보면 그 동물들이 마치 논리적 사고를 거쳐 행동하는 것 처럼 보여. 아니면 단지 다른 동물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해 본 건 아닐까?

     Thorndike는 이런 동물들의 행동에 대해 의문점이 생겼어. 그리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동물이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거지. 그래서 고아한 실험이 문제상자 Puzzle Box 실험이야.

     

     실험은 Pavlov의 것 보다 조금 더 간단하고 인도적이야. 침샘에 구멍을 뚫지도 않고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굶주린 고양이를 작은 상자에 가둬 둔 건 좀 불쌍하지.. 그럼 밑의 그림을 볼까?

     

     

     

     이런 식으로 된 상자야.  매우 간단해 보이지? 실제로도 간단해. 상자 안에는 배가 고픈 고양이를 넣고, 상자 밖에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생선을 고양이가 볼 수 있게 두었어.

     하지만 그냥 나갈수는 없어. 고양이가 상자 안에 있는 어떤 장치를 건드려야만 상자의 입구가 열리는 구조였거든.

     

     이 간단한 실험에서 Thorndike가 찾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지금부터는 이해를 돕기 위해 고양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게. ㅋㅋㅋㅋㅋㅋ]

     고양이는 밖에 있는 생선을 먹기 위해 상자 안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나가려고 했지만 쉽게 나갈 순 없었어. 하지만 고양이는 배가 고팠기에 계속해서 나가려는 시도를 했지. 그러던 중에 우연히 상자 안에 설치된 어떤 장치를 툭 건드리게 된거야. 장치가 움직이면서 문이 열리게 되고 고양이는 생선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 하지만 고양이는 왜 문이 열렸는지 몰랐지.

     그리고 고양이의 배가 또 고파질 때 까지 기다렸어.

     첫번 쨰 실험이 있은 후로 많은 시간이 지나고 고양이는 또 배가 고파졌어. 그런데 Thorndike는 또 고양이를 잡아서 문제상자에 넣어버린거야. 고양이는 기가 막힐 노릇이지.. 마찬가지로 밖에는 맛있는 생선이 있고 나가질 못하니..

     고양이는 다시 상자 이곳저곳을 움직였어. 생선이 너무 먹고 싶어서 상자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이번에도 아까와 같은 위치에 있던 어떤 장치를 툭 건드리게 된거야. 장치가 움직이면서 다시 입구가 열리고 고양이는 생선을 먹을 수 있었어. 하지만 생선을 먹으면서도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

     생선을 맛있게 먹고 또 한참이 지났어. 고양이는 다시 배가 고파졌어. 맛있는 생선이지만 너무 작았나봐. 금새 배가 또 고파지는걸 보니.. 그런데 Thorndike는 어떻게 알고 또 고양이를 잡아다가 문제상자에 넣어버린 거야. 고양이는 환장할 노릇이었지. 고양이는 또 상자 안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장치를 건드리게 되고 탈출해서 생선을 먹을 수 있었어. 그리고 또 배가 고파지면 Thorndike가 다시 고양이를 잡아다가 상자에 넣었지.. 고양이는 알 지 못했어. Thorndike가 무려 40번이나 그럴것이란 것을..

     처음 몇십번은 그냥 우연히 문이 열렸겠거니 생각했어. 하지만 계속해서 상자에 갇히다 보니까 고양이는 어떤 생각이 들었어. 저 문은 그냥 열리는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상자 안을 이곳 저곳 돌아 다니면서 어떤 것이 저 문을 열게 하는지 찾아 보았어. 그리고 마침내 상자의 어떤 부분에 가면 문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하지만 그 지점으로 가도 어떨 때는 열리고 어떨 때는 열리지 않았어.. 고양이는 계속해서 찾아 보았어. 그리고 드디어 문을 열 수 있는 장치를 발견했지. 그래서 Thorndike가 고양이를 잡아서 상자에 넣어도 고양이는 쉽게 장치를 찾아 내었어! 그런데 바로 그때! 실험은 종료 되었어.. 기껏 장치를 찾았더니.. 슬픈 고양이 이야기 끝.

     

     내가 위에 쓴 글을 그래프로 요약해 볼게!

     

     

     

     왼쪽 y축이 고양이가 상자에서 나갈 때 까지 걸린 시간, 밑에 x축이 고양이가 상자에 갇힌 횟수야.

     처음 20번 까지는 탈출 하는데 오래 걸렸다가 적게 걸렸다가 막 그래. 그러다 20회가 넘어가면서 고양이는 장치에 대한 발견을 하게 돼. 그러면서 탈출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거지. 하지만 아직도 긴가민가해. 그러다가 30회를 넘어가면서 부터는 처음에 걸렸던 600초의 반의 반도 안되는 시간만에 탈출을 할 수 있게 돼. 고양이가 드디어 탈출에 대한 학습에 성공한거야!

     

     Thorndike는 이 발견을 '시행착오:試行錯誤' 라고 불렀어.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말 아니야? 당연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학습을 하게 되는거지. 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Thonrdike의 실험 덕분이야.

     Thorndike는 학습이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고 생각한거야. 그럼 뭘까?

     Thorndike는 학습이

    유기체(고양이)의

    자극:S, Stimulus(배가고픈채 상자에 갇혀 맛있는 생선을 보게되는)에 대한

    반응:R, Response(문제 상자에서 탈출 시도)에서 생기는

    신경적 연결 or 결합:Connection or Bond(고양이가 탈출 장치에 대해 능숙해짐)이라고 생각한거야.

     따라서 기존의 Wundt학파의 '관념의 연합'은 '자극에 대한 신경적 연합의 반응'으로 대체되었어.

     학습에 대한 정의가 '새로운 상황에 대한 행동의 변화'로 재정립 된거야.

     이 이론이 바로 그 유명한 'S-R' 이론이야. 정리해보면,

     

     

     동물 행동 Behavior 은 자극 Stimulus 과 반응 Response 의 신경적 결합 - 이 이루어 져아 하는 거야.

     B = S-R

     이 이론은 Thorndike의 연결주의, S-R 결합이론.. 등등 으로 불려.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을 떠올려봐. 무조건반응UR이 조건자극CS와 결합되어 조건반응CR이 되는 부분 말야. 이 이론은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야. 

     

     그럼 자극과 반응의 결합이 잘 이루어 지기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있을까?

     Thorndike는 크게 세가지의 조건이 있다고 보았어.

     

     1) 준비성의 법칙 : 준비성의 법칙은 어떤 행동을 할 준비가 갖추어졌을때 행동을 해야 만족을 준다는 법칙이야. 반대로 어떤 행동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그 행동을 행할 경우에는 불만족을 겪겠지. 걷지도 못하는데 뛸 수는 없잖아?. 또한 행동은 강제성이 없어야돼. 강제로 어떤 행동을 시킬 경우 또한 불만족 한다는 거야.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강제로 '너 입 벌려. 이거 먹어' 하고 음식을 쑤셔 넣으면 만족스럽지 않겠지?

     2) 연습의 법칙 : 이 법칙도 당연한 이야기야. 학습은 한번의 행동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여러 차례 반복이 되어야 학습이 된다는 법칙이야. 즉, 자극과 반응에 대한 연결이 여러차례 시행 되면서 강화 될 경우 학습이 된다는 이야기야.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법칙은 나중에 폐기가 돼. 그 이유또한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거야.

     3) 효과의 법칙 : 효과의 법칙은 행동 결과(효과)에 대한 것이야. 고양이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고양이는 배가고픈 상태에서 탈출을 하여 생선을 먹게 되었어. 고양이가 맛있는 생선을 먹고 만족을 할 경우에 해당 반응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단 이야기야. 하지만 배가 고픈 고양이가 탈출을 했는데 배추 찌끄레기나 풀떼기 같이 맛없는 음식밖에 없어서 고양이가 만족을 못 할 경우에는 그 반응이 사라질 수도 있단 얘기지. 정리해보면, 만족은 반응 반복의 확률을 높이고 불만족은 반응 반복의 확률을 낮춰. 이 법칙은 나중에 얘기할 도구적 조건 형성에서 자세히 다룰게.

     이밖에도 다섯가지의 하위 법칙이 있는데 여기서 다루진 않을게. 

     

     그럼 이 법칙들과 퍼즐상자 실험을 토대로 실제 학습(ex)구구단 외우기)에서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지 볼까?

     

     1. 움직일 수 있는 고양이를 준비.

      -> 어떤 행동을 학습 하기 위해서는 그 수준에 맞는 학습능력이 필요.

     더하기도 못하는데 곱하기를 할 순 없잖아. (준비성의 법칙)

     2. 고양이가 퍼즐 상자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방치.

     -> 행동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야 함.

     하기 싫은 애를 데려다 놓고 억지로 구구단을 외우게 하면.. 못 외울걸. (내 얘기) (준비성의 법칙)

     3. 고양이가 퍼즐 상자를 탈출 했을 때 맛있는 생선을 줌.

     -> 어떤 행동에 대한 정반응을 하였을 때만 만족스러운 보상을 줌.

     구구단 한 단을 외웠을 때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이나 메이플 스토리 캐쉬를 질러 줌.(효과의 법칙)

     근데, 구구단을 외우라고 했는데 천자문을 외우고 있으면 보상을 주면 안돼. (정반응X)

     그리고 구구단을 잘 외웠는데도 사탕이나 캐쉬같이 만족할 수 있는 보상물이 아닌 MAXIM잡지나 동방신기 싸인 같은거(내게는 좋은 보상물이지만 아이에게는 별로인..)는 보상물로 적합하지 않음.

     4. 고양이가 다시 퍼즐 상자 안으로 들어가서 같은 행동을 반복함.

     -> 자극과 반응에 대한 연결을 강화. (연습의 법칙)

     구구단을 또 외우게 해서 사탕을 더 줌.

     5. 고양이가 상자에서 탈출 했을 때 즉시 생선을 줄 것.

     -> 보상물에 대한 즉각적 제공으로 행동 반복 확률을 높임.

     구구단을 다 외웠는데 한참 후에 사탕을 주면 애는 이걸 왜 받았나 싶음.

     

     대충 이런 것들이 있을거야.. 실제 Thorndike의 이론들은 교육학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돼. 언제부터? 약 100년 전 부터 변함 없이!

     

     이렇게 동물의 행동으로 부터결과를 산출해 내는 것을 심리학자들은 '도구적 조건형성道具的 條件形成:Instrumental Conditioning'이락로 불렀어. 다음번에 쓰게 될 조작적 조건형성과 같은 의미로 쓰여. 도구적 조건형성은 행동 결과에 도구가 쓰였기 때문에 도구적 조건형성이라고, 조작적 조건형성은 동물의 환경에 조작을 가했기때문에 조작적 조건형성이라고 불려.

     

     Pavlov와 마찬가지로 배고픈 고양이에서 출발한 이 실험은 현재 우리에게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많은 생각들의 기간이 되었어. 지금 우리가 학습과 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Thorndike로 부터 나온 것들 이라니 재밌지 않아?

     하지만 Thorndike의 이론이 모두 완벽 했던 것은 아니야. 다음 시간에는 이 부분들에 대해 다루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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